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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등장 후 2년...광풍 지나가고 순풍 불 시기
  • 이상훈 기자
  • 등록 2019-06-24 1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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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ICO 2년의 발자취에 대해 설명하는 신근영 KBSA 협회장 [출처: KBSA]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KBSA) 신근영 회장이 19일, 국내 ICO 시장 2년에 대한 술회를 털어놓았다. 


신 회장은 먼저 국내 ICO 현실에 대해 "ICO로 조달한 자금이 최소 2조원~최대 5조원 상당으로 추정한다"면서 "하지만 지금 이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ICT 강국이라지만 전체 암호화폐 시총 톱 100개 중 국산 코인은 '아이콘(ICON)' 단 한 개뿐"이라며 "이것이 ICO 규제 일변의 정부 대응과 사기·스캠이 난무하는 업계의 현실"이라고 일침했다. 


실제 국내에서 지난 2017년 5월 보스코인이 처음으로 ICO를 한 이후 현대BS&C(에이치닥), 아이콘루프(아이콘), 글로스퍼(하이콘), 엑스블록시스템즈(애스톤) 등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국내에서 ICO를 통해 투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백서 하나로 쉽게 투자금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자, 토큰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블록체인 기술 없이 너도 나도 앞다퉈 ICO를 진행해 피해자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게 됐다.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는 계속됐지만 지난해에만 바닷속에 가라앉은 러시아의 보물선 '돈스코이호' 탐험을 위해 코인을 발행하려 했던 신일그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합성하며 투자자들을 모았던 코인업 등 초대형 사기가 등장했었다. 


신 회장은 "업체의 비협조 등으로 정확한 실태조사가 불가능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자체 조사한 결과 ICO 등장 이후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 기업 수는 최소 1500개~최대 1만개에 달하며, ICO 성공 기업 수도 최소 100곳~최대 1000곳 이하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안에 조달된 금액이 최소 2조원~최대 5조원이라는 추정이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들 만큼 정부는 ICO,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 규제도 빨랐고, 다른 선진국들처럼 합법화를 위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이런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2004년 바다이야기 사건, 그리고 2006년 주수도 사건과 2008년 조희팔 사건 등 엄청난 피해자를 양산했던 도박·다단계 사건을 지켜봤던 정부가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ICO에 대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원천적으로 금지시킨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ICO 후 등장한 코인들 상당수가 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가치가 폭락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일변도가 언뜻 타당한 듯 보일 정도다. 쉽게 투자금을 모을 수 있고, 관련 법이 미비했던 ICO 시장은 사기꾼들에게 최적의 사냥터나 다름 없었다. 


일부 정상적인 스타트업들도 ICO를 통해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브로커와 마케팅 업체들에 50%가 넘는 수준의 과도한 투자유치 수수료를 지불했다. 


비정상상적인 구조 속에서 설익은 상장을 마친 코인들은 상장 후 시세차익을 좇아 쏟아지는 매도세로 인해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출처: KBSA]



이에 KBSA를 포함해 한국블록체인협회,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한국금융ICT융합학회, 블록체인법학회 등이 설립되며 정부의 인식 변화와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 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KBSA는 여기서 한 번 더 나아가 지난해 11월 1일 고려대학교 암호화폐 연구센터,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와 함께 거래소를 통한 자금모급 방식 'IEO'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IPO에 준하는 자율규정 준수 및 공시제도 시행, 정부가 제정한 크라우드 펀딩 허용 최대금액인 15억원까지만 투자금 모집, 그 금액으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 구현 등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ICO보다 투명한 투자방법을 제안한 신 회장은 정부는 입으로는 청년 창업을 소리치면서 행동으로는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방법이 거의 없는 스타트업 자금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젊은 청년들이 조달 할 수 있는 창업 자금은 자기 자금에 정부의 스타트업 창업지원금이 고작인데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지원 자금은 기껏해야 5000만원에 수준에 불과하다. 


적격 투자자인 엔젤투자자의 투자금이 2017년도 2,800억원 이상 투자되었다는 중기벤처부의 발표가 있지만 616개사에 투자되어 한 기업당 평균 4억 수준에 불과하며 이들 투자는 시리즈 B 이후에 투자되는 것이 보통이라 창업 후 몇 년 지나 자리잡은 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이들 자금은 일부 좋은 기업에 대규모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들에게는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아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초기 투자금을 획득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벤처 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한 엔젤투자금이 IPO를 통해 회수되는 기간이 12년에 달하며 외국처럼 M&A 조차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은 스타트업들이 ICO를 통한 자금조달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행히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페이스북, 알리바바, 아마존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진입할 만큼 무르익었고, 암호화폐가 부동산, 주식보다 투자수익률이 높아 다시금 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신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리고 G20의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AML) 의무화 등 예전과 달리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들오오고 있다"면서 "지금이야 말로 암호화폐의 옥석이 가려지고 전통 금융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암호화폐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뉴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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