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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13 14: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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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셔터스톡]



암호화폐 시장에는 '강세론자'와 '비관론자'가 있다. 미국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보류 등 같은 현상을 두고 한 쪽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당연한 실패'에 무게를 뒀다.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터치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일단은 비관론자의 말이 좀 더 현실에 가까웠다.


지금까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관측은 대체로 두 그룹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미국 월가에서 증권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던 애널리스트 등 업계 출신 인베스터(Investor) 그룹과 경제 현상에 주목하는 학계 및 이코노미스트(Economist) 그룹이다.


암호화폐에 회초리 휘두르는 경제학자들


하버드대,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 유명 대학의 교수로 더욱 친숙한 이코노미스트 그룹은 대부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교수 등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미시경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 논조를 끊임없이 드러내 온 인물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규제 필요성 뿐아니라 규제 이후의 존재 가치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다.


▲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출처: 로고프 교수 공식 트위터]


이들이 암호화폐에 공통으로 비판을 가하는 부분은 '가치의 영속성'과 '자금의 투명성'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CUNY) 교수는 "암호화폐는 현실세계와의 연결고리도 부족하고 자기만족과 기대감으로 가치를 지탱한다"고 지적했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10일 "비트코인이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로또 복권 수준의 가치에 불과할 것"이라고 악평을 내놨다.


경제학계 대표 비관론자 루비니 교수는 5년째 비트코인을 '버블'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탈중앙화는 신화에 불과하며 암호화폐는 오히려 거래소와 채굴자, 개발자에게 중앙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비트코인은 거품이며, 금융 결제수단으로서 가능성도 부족하다는 게 이들 이코노미스트 그룹의 진단이다. 각국 중앙은행조차 이미 효율적인 디지털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암호화폐의 시스템적인 활용도도 낮다고 말한다.


"암호화폐는 또 하나의 닷컴열풍"


반면에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강세론자 집단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정책적인 면보다는 기술적 가능성에 방점을 둔다.


암호화폐 전문 투자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멜템 데미럴 COO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공룡들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가격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 년이 걸렸다"라며 "블록체인의 실제 사업 모델이 구축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토마스 리(Thomas Lee) 펀드스트랫 어드바이저는 "시장에는 큰 규모의 투자금이 있고, 시장을 지켜보는 큰 화력도 존재한다"며 "올해 비트코인이 2만5000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시 현실화가 가능한 숫자라고 대답했던 리 어드바이저는 11월이 되자 말을 바꿨다. 기존의 비트코인 전망치 2만5000선에서 무려 1만 달러를 낮춘 1만5000달러로 목표가를 다시 잡았다. 그는 채굴 비용과 거래 가격의 손익분기점 관계를 언급하면서도, 심리적 요인과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가격 하락의 주범으로 꼽았다.


▲ 지난 8월 토머스 리 어드바이저는 비트코인 연말 마감 전망치를 2만5000달러로 예상했다. [출처: 미국 CNBC]



골드만삭스 파트너 애널리스트 경력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인베스트먼트 CEO도 대표적인 강세론자이자 낙관론자로 손꼽힌다. 미국 포브스 선정 암호화폐 부자 10위에 오른 자산 10억 달러(1조 1300억원)의 큰손 투자자다.


지난 9월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당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0달러 선 초반까지 내려앉자 노보그라츠는 "전날 바닥을 찍은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지난해 말 고점으로 거대한 버블이 생성됐다"고 언급했다. 시장이 버블의 말미를 따라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후 2개월이 지난 11월 노보그라츠는 다시금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점쳤다. 올 연말 비트코인은 8800달러에서 9000달러 선을 지킨 뒤 내년 1BTC당 2만 달러 이상의 신고가를 찍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었다. 앞선 10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만 달러 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소박한' 예측을 내놨던 노보그라츠는, 결국 미확정 상태인 기관 투자사의 시장 진입에 기대를 걸었다.


물론 현재까지 그의 말이 온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가 디지털 시대의 황금" 이라는 그의 말처럼 기관의 골드러시는 어쩌면 곧 닥칠지도 모른다. 글로벌 자산투자사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가 이미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의 문을 열였고, 일본을 대표하는 투자사 노무라증권도 암호화폐 수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뉴욕멜론은행, JP모간체이스, 노던트러스트는 해당 업계 진출을 타진 중이다.



▲ 12월 13일 기준 비트코인 YTD 연간 가격 차트 [출처 : 코인마켓캡]


암호화폐, 영광 뒤로하고 합리적 기대감 필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열광의 2017년 12월을 보냈다.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는 새로운 시장 탄생에 축배를 들어도 되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2만 달러를 터치한 비트코인은 약 1년 만에 그 가치의 80%를 내줬고, 알트코인 대표 이더리움은 1400달러선 고점 대비 15분의 1 가격으로 축소됐다.


암호화폐 강세론자 사이에는 흔히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한다'는 토머스 그레셤의 법칙이 등장한다. 아직은 불안정하지만 '포텐셜(가능성)' 있는 암호화폐가 기존 법정통화 수준의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강세론자들의 앞선 예측은 모두 틀렸고 근거도, 말도 제각각 달랐다. 전통 자본과 금융 시장은 암호화폐 시장과 따로 구분 지어 돌아가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놓는 비판을 전통 산업의 견제 목소리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블록체인뉴스> 오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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